군통령 머드맨
2012년 4월 나는 102보충대로 입대를 했다.
춘천의 한 포병대대에서 지통실 계원으로
21개월의 군생활을 마쳤다.
나의 군시절 시계는 지샥의 머드맨이다.
그러나 머드맨은 입대 시계는 아니었다.
입대 시계는 군입대를 앞두고 위장크림
라이트팬, 수첩 등과 군입대 패키지에
함께 들어있던 카시오 전자시계였다.
(모델명은 기억나지 않는다)
머드맨은 일병시절 전역하는 한
선임이 물려주는 것을 받아쓰다가
14년 1월 전역까지 함께 한 시계이다.
(그 선임의 머드맨을 꽤 탐냈었다)
그때 머드맨을 탈출시켜주지 않았다면
머드맨은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고맙냐 머드맨?)
나는 머드맨 대신 다른 시계를 후임에게
물려주고 나왔고 지금 이렇게
군생활을 상징하는 시계로 머드맨을
남겨 오늘 리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머드맨 죽다
14년 1월 전역과 동시에
손목에서 풀어버린 머드맨을
8년 만에 손목에 다시 차본다.
전역 후엔 어떻게든 군인의 느낌을 벗고
사회인으로 돌아가기 위해 온갖 발악을
했었던 것 같다.
당연히 머드맨도 같은 처지.
8년 동안 방 한구석에 쳐박혀 그 사이
머드맨은 배터리를 다 소진해버렸다.
남는 시계줄을 고정하는 스트랩 루프도
떨어져나가 착용도 어려운 상태다.
머드맨 부활
군시절 머드맨은 정말 최고의 시계였다.
한번의 유격 훈련과 두번의 혹한기 훈련을
함께 이겨냈으며 무수한 경계근무 기상을
알람으로 가능케 해줬다.
머드맨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진흙과 충격에 대한 저항이 어마무시한
내구성이 좋은 시계이다.
제주에 데려가 직접 나사를 풀고 배터리를 사서
머드맨을 내 손으로 직접 살려보려 했으나
부모님과 장보러 간 원주 이마트의 시계방에서
8,000원을 주고 머드맨을 부활시켰다.
(아쉽지만 다음 부활은 꼭 내 손으로)
대신 스트랩은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직접 교체해주려고 한다.
최고의 전투용 시계
최고의 전투용 시계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머드맨을
추천하고 싶다.
군생활 시계 선물로 머드맨 만한
과연 시계가 또 있을까 싶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만큼은
머드맨이 정말 최고의 전투 시계다.
머드맨도 내일 나와 함께 제주로 떠나
어쩌면 군생활보다 몇배는 더 어려운
사회생활도 함께 이겨내줄 것이다.
'씩씩이 상품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기로운시계생활> 일본 유학생의 첫 시계, 지샥 빅페이스 흑금 (0) | 2022.01.02 |
---|---|
<슬기로운시계생활> 레트로 시계의 초석, 카시오 데이터뱅크 DBC-611 (0) | 2022.01.01 |
<슬기로운시계생활> 92년생 나의 첫 시계, 돌핀 전자시계 (0) | 2022.01.01 |
카시오 데이터뱅크 DBC-611 리뷰 (0) | 2021.12.27 |
GS25 편의점 사케 3종 비교 리뷰 (0) | 2021.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