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목 둘레는 대략 16cm.얇고, 뼈대도 두드러지지 않아 웬만한 시계는 크다.남들이 좋다는 시계를 착용해보면 늘 어딘가 부자연스러웠고, 특히 러그가 손목을 벗어나는 느낌은 시계 자체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게 했다.여러 시계들을 거치며, 손목에 무겁고 큰 시계는 쳐다도 보지 않게 되었다.이런 행동은 양날의 검처럼, 찰 수 있는 시계를 한정시키면서도 또 추려주기도 했다.디자인만 보고 영입했던 방패 간지 시계들은 모두 굵은 손목의 주인들에게 보내주었다.스펙만 보고 샀던 시계들. 다들 훌륭했지만, 정작 손목 위에 얹는 순간 들인 비용과 노력 생각에 멘탈이 흔들렸다. 케이스가 떠 있거나, 스트랩이 접히거나, 거울 속 나의 손목이 너무 왜소해 보일 때, 시계는 더이상 ‘시간’이 아닌 ‘무게’였다.그러다 보니 자연..